로렉스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를 꼽으라면 그래도 아직은 데이저스트를 꼽을 수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 영화관 등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중년의 남성들의 손목에 올려진 데이저스트를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고, 회사에 가도 과장님 이상급의 손목에 올려진 데이저스트를 왕왕 발견하게 된다. 아무래도 예물시계 인기 1순위인 시계였기 때문이 크다.
하지만 로렉스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라인업이 있으니, 단연 서브마리너다. 서브마리너는 다이버를 위한 툴워치로 개발되어 다이버들이 물 속에서 얼마나 시간이 경과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단방향 회전 베젤을 장착하였다.
30분짜리 산소통을 메고 바다에 들어갔는데 우연히 거북이를 만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따라다니다 30분이 지나버린다면? 수심이 얕은 곳이라면 숨 좀 참고 올라가면 되겠지만, 하필 거북이가 수심이 깊은 곳까지 들어가 수면으로 올라가기까지 2분 이상 걸린다면?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운이 좋지 않으면 그대로 익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이버 워치는 다이버들에겐 무척 중요한 장비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다이버 시계를 위한 조건으로는
10기압 이상의 방수 성능(당연한 이야기...)
뛰어난 시인성 및 야광(어두운 바닷속에서도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함)
잠수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회전형 베젤)
잠수복의 두께를 고려하여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브레이슬릿
이왕이면 예쁜거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위의 조건을 갖추어 탄생한 시계가 바로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다.
로렉스 서브마리너의 역사
서브마리너는 1953년 최초로 개발되어 블랑팡의 피프티 패텀즈와 함께 다이버 워치의 원형을 거의 정립하였다. 서브마리너의 최초 버전은 38mm 케이스에 방수는 100m, 날짜창은 없었고 회전형 베젤이 장착되어 있다. 사실 지금 봐도 크게 촌스럽지 않은 디자인이다. 이후 여러 번의 개발과 개선과 진화와 수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되었고, 지금은 롤렉스의 광고에서처럼 물 밖에서도 대충 잘 어울리는 롤렉스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 사양
현재 롤렉스 서브마리너는 40mm의 크기에 300m 방수가 가능한 오이스터 케이스, 시계 반대방향으로만 회전하는 세라믹 베젤, 길이 조절이 용이한 버클, 시/분/초침의 3 핸즈에 날짜창이 달린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날짜창이 없는 모델도 있으나 개인적으로 날짜창과 사이클롭스(돋보기)가 또 하나의 로렉스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데이트 모델을 선호한다.
무브먼트는 Cal.3135 모델이 탑재되어 있는데, 이게 좀 너무한 부분이다. 3135 무브먼트 자체는 지난 시계 브랜드 포스팅에서도 소개했다시피 90년대 초반에 개발된 무브먼트로, 햇수로 이제 30년이 다 된 무브먼트다. 데이저스트에는 이미 후속작인 3235가 적용되었는데, 도대체 섭마에는 언제쯤 적용이 될런지 정말 내가 너무너무 서운해가지고 오메가 씨마스터를 사던지 해야지 이거 진짜...
새로운 무브먼트는 로터 회전축에 베어링이 장착되어있어 3135 무브의 고질병인 '로터로 인한 무브 테두리 갈림' 증상을 해결하였으며, 탈진기의 모양도 개선하고 메인스프링도 개선을 했는지 파워리저브가 48시간에서 70시간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데이저스트에만 적용이 되어 있고, 서브마리너는 아직이다. 이걸 좀 적용해달란 말이다 롤렉스!
로렉스 서브마리너 가격
내가 아무리 서운하건 말건 오메가 시마스터가 새로운 무브먼트로 고사양을 갖추건 말건 롤렉스 서브마리너는 그딴것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을 수 밖에 없는게, 만드는 족족 팔려버리는 시계이기 때문이다. 2017년 까지만 해도 1년이 걸릴 지 2년이 걸릴 지는 모르지만 일단 웨이팅을 걸어놓을 수가 있었는데, 2018년 부터는 아예 웨이팅도 받지 않는다.
그저 열심히 로렉스 매장을 다니면서 "오늘 섭마 들어왔어요?"하고 "네 있습니다." 하는 순간 바로 "일단 결제부터 할게요."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2020년 현재 서브마리너의 가격은 서브마리너 데이트 스틸 모델이 10,880,000원, 서브마리너 그린이 11,390,000원, 가장 비싼 화이트골드 청판 모델은 46,840,000원이다.
원래는 하나의 포스팅으로 끝내려 했는데 분량 조절에 실패했다. 다음 편에서는 왜 서브마리너가 영원함을 추구하는 롤렉스의 열정을 보여주는 시계인지 풀어낼 테니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 잊지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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