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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의 서랍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리듀스드2 사용기 - 문워치 동생?

by cheolsoo2 20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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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를 대표하는 시계를 꼽는다면 문워치와 씨마스터(Seamaster)를 떠올릴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하나만 굳이 꼽으라 협박한다면 - 예를 들어 무인도에 시계를 하나만 가져가야 하는데 나중에 구해주러 온 선장이 굉장한 시계 덕후라 시계를 선택하는 안목으로 살려줄지 말지를 결정한다 하면 나는 결국 문워치를 선택할 것이다. 어쨌든 씨마스터는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와 지구에서 경쟁하는 시계다. 문워치는... 음 이름 그대로 우주급이다. 

그래 너네 좋은 시계인거 알지... 근데... 달에 가봤어?

소장가치로 치자면 단연코 오메가의 1등인 문워치지만, 실제 사용하는 데 있어서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의 영역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수동으로 태엽을 감아줘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이즈가 42mm로 손목이 가는 사람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방수 성능이 기껏해야 50m라는 것이다.

 

 

 

좀 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자면, 핵 기능이 없고, 크로노 무브도 1800년대의 르마니아 무브먼트에 원가절감을 거쳐 만들어낸 캠 방식의 크로노그래프로, 고급형인 칼럼 휠 방식에 비해 조작감과 내구성 측면에서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오늘 리뷰할 시계는 이런 단점들을 어느정도 보완, 절충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리듀스드 2(Omega Speedmaster Reduced 2)다. 2007년 정도부터 2013년까지 생산된 것으로 보이며, 모델번호는 Ref.3539.50이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리듀스드2

스피드마스터 리듀스드2는 제품명에서 알 수 있다시피 리듀스드 1의 후속작이다. 스피드마스터 리듀스드는 문워치와 달리 오토매틱이며, 다이얼 사이즈가 약간 작고(39mm), 방수 성능이 강화되었으며, 초침의 위치가 다르다.(문워치는 9시, 리듀스드는 3시) 그리고 자세히 보면 서브 다이얼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문워치와는 달리, 서브 다이얼 간의 간격이 넓다는 것이 대략적인 차이점이다. 

서브다이얼들이 서로 안친하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우리같은 시계 덕후들이야 그런 차이점을 알지, 남이 차고 있는 것을 보면 그냥 오메가 문워치라고 생각할 정도로 흡사하다. 그래서 디자인적인 평가를 하자면 거의 문워치의 95%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리듀스드에는 문워치에는 없는 방수능력(100m), 오토매틱의 편의성, 핵 기능까지 갖추었으니, 말이 리듀스드지 관점을 조금만 달리하면 어드밴드스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리듀스드의 경우 ETA2890의 베이스 무브먼트에 크로노그래프 모듈(Dubois-Dépraz 2020)을 얹어서 만든 Omega Cal.3220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있다. 베이스 무브먼트에 엘라보레가 아닌 탑급을 사용했기 때문에 자세나 온도에 따른 오차의 영향이 적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은 듀보 데프라의 모듈을 탑재한 방식으로, 측면에서 보면 용두와 크로노 버튼들의 높이가 서로 다르다는 언벨런스한 모습이 있다. 하지만 정면에서 보면 모를 일이므로 큰 문제는 아니며, 실제로 착용한 상태에서 용두를 건드릴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나는 뭐 그냥 만족하며 사용했다. 

 

용두 위치가 크로노버튼들에 비해 낮다.

전작인 리듀스드 모델과 달리 사파이어 글라스를 채용하였으며, 브레이슬릿도 똑딱이 방식이 아닌 버튼 방식을 사용하여 한층 고급스런 느낌이 난다. 방수도 50m에서 100m로 개선되었기 때문에 데일리로 사용하는데 매우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메가의 버클은 버튼 눌림의 잔고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건 그나마 양호함

가장 큰 단점으로는 단종된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중고로밖에 구할 수가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나도 이거 구하느라 무지 힘들었다. 힘들게 구한 만큼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일단 작은 사이즈라 착용감이 좋고, 사파이어 글라스에 방수 성능이 괜찮아 데일리로 차기에는 이 가격대에 이 정도의 브랜드 벨류와 성능을 탑재한 시계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 크기와 폼팩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브먼트만 8000번대로 바꾸어서 다시 발매해 준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구매할거다. 나 말고도 구매해줄 사람이 많을 탠데, 오메가는 절대 그렇게 해줄 일이 없다. 문워치를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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