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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의 서랍

오메가 문워치 / 인생시계 추천 /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by cheolsoo2 2020.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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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할 시계는 오메가의 상징, 오메가의 얼굴마담이면서 오메가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문워치다. 정식 명칭은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Omega Speedmaster Professional)이며 달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문워치(Moon watch)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한 시계다. 사실은 최초로 다녀왔을 뿐이며 요즘은 뭐 애플워치도 달에 다녀올 법도 하긴 한데  세상은 1등만 기억하므로 그냥 넘어가자.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 문워치

오메가 문워치 역사

스피드마스터 자체의 첫 출시는 1957년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오메가는 본인들의 시계가 우주로 나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오메가는 그저 시계를 만드는 회사였고, 스피드마스터는 롤렉스의 데이토나나 브라이틀링의 네비타이머처럼 시간과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에 불과했다. 

 

이것이 실제 달에 갔었던 문워치를 거의 그대로 복각하여 출시한 스피드마스터 321이올시다. 

 

1950년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킹왕짱을 먹은 미국과, 소비에트 연합(이하 소련)이 냉전 시기에 접어든 시기로, 이 때에 두 나라는 뭐 틈만나면 경쟁을 하기 바빴다. 그 중에 하이라이트가 '누가 먼저 우주로 사람을 보내느냐'로, 바야흐로 우주 탐험 경쟁이 아주 치열한 시기였다.

 

당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달에서의 미션 수행을 위해 우주 환경에 맞는 시계가 필요했기 때문에 내노라하는 시계 회사들의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사들여 테스트를 수행하게 된다.

 

오메가 문워치

 

당시만해도 쿼츠 파동이 있기 전이라 구할 수 있는 시계들은 전부 기계식 시계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게, 쿼츠 기술보다 우주 탐험 기술이 훨씬 진보된 기술인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솔직히 말해서 NASA에서 마음 먹고 정확도가 높은 시계를 개발하려 했다면 쿼츠 시계의 개발이 훨씬 빨랐을 것 같기도 하고, 볼펜도 훨씬 빨리 발명되었을 것 같다. 하필 경쟁이 우주 탐험으로 붙어버려가지고... 자존심 싸움이라는게 이렇게 맹목적이다. 

 

깃발꼽기가 이렇게 치열한 싸움이다.

 

아무튼, NASA에서는 우주 탐험 미션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시계가 필요했고, 여러 시계회사들에게 "늬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튼튼한 크로노 시계를 가져와봐." 하여 당시 유수의 브랜드들이 우주 시계 경진대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 중 하나는 롤렉스이고, 하나는 론진, 나머지가 오메가다. 하나가 더 있다고 하는데 예선탈락해서 실제 테스트에는 이 3개사만 참여했다. 

 

NASA에서는 실제 우주선과 달에서의 환경에 준하는 10개의 항목으로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혹독한 테스트를 통과한 유일한 시계가 바로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이다. 

오메가 주식 떡상하는 소리

이렇게 NASA 인증 공식 우주탐험 시계로 선정된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는 1967년 첫 번째 달 탐험 미션 이후 현재까지 NASA의 인증 기계장치로서 우주인들의 손목을 지키고 있다. 지구에 남아있는 오메가 사장과 직원들은 귀까지 걸린 입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겠지.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디자인

문워치는 42mm의 케이스에 다이얼은 검정색이며, 유리는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헤질라이트(운모)의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운모버전의 경우 돔 형식의 둥근 모양이며, 살짝 누런빛이 돌아 따뜻한 느낌을 준다. 오리지널 문워치에 사용했던 버전이 운모유리라 역사성에 충실하다는 것이 장점이며, 사파이어보다 스크래치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폴리워치로 쉽게 지울 수 있다. 

요렇게 유리가 둥그렇게 튀어나온 것이 운모버전이다. 

케이스백에도 차이가 있다. 운모버전의 경우 뒤가 막혀있는 솔리드백, 크리스탈 버전의 경우 시스루백을 채택했다. 뭐, 무브먼트가 이쁘다는 사람도 있는데, 솔직히 예쁜 무브먼트는 아니다. 쿼츠가 나왔을 때 기계식 시계를 까기 위해 내세웠던 슬로건 중에 하나가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가 '못생겼다' (Ugly) 인데, 딱 그게 생각나는 무브먼트다. 문워치 팬보이들에게 욕을 조금 먹을 수 있겠으나, 어쩔 수 없다. 진짜 못생겼으니깐. 예쁜 무브먼트가 궁금하다면 필립듀포나 랑에의 시계를 검색해 보시길.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다이얼

다이얼의 경우 핸즈와 마커는 흰색, 나머지는 전부 검은색으로 시인성을 극대화한 색상 조합이라 할 수 있다. 3, 6, 9시 방향에 각각 크로노 핸즈가 장착되어 있으며, 가운데에 크로노 초침이 장착되어 있다. 3,6,9의 서브다이얼은 마치 달의 분화구를 연상하듯 살짝 움푹 들어간 디자인인데, 굉장히 적절한 디테일이라 평가할 수 있다. 

다만 600만원대의 가격대(운모버전이 620만원, 사파이어 버전이 730만원)를 생각했을 때 왠지 저렴한 티를 지울 수 없는 그저 흰색 플라스틱 핸즈... 는 살짝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이긴 하다. 뭐, 오리지널에 충실했다는 명분이 있으나, 음... 가격이 일단 너무 비싸졌으니까는...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무브먼트 Cal.1861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무브먼트

무브먼트는 최초의 321무브먼트에서 상당부분 원가절감을 진행한 Cal.1861 무브먼트가 장착되어 있다. 기존 르마니아 베이스의 고급 321 크로노그래프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컬럼 휠을 캠 방식으로 변경한 무브먼트로,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요즘 나오는 무브먼트들과 비교하면 성능이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무브먼트다. 

오리지널 문워치와 현행 문워치의 무브먼트 차이

Cal.1861은 수동 와인딩에 핵기능은 없으며, 당연히 데이트 기능도 없고 오직 크로노 기능만 있다. 파워리저브는 48시간으로 대다수의 ETA 무브먼트보다는 길고 ETA 대표 크로노그래프인 7750과 비슷한 수준이다(7750은 오토매틱) 일오차는 크로노 인증이 없기 때문에 오차범위는 -4~+6초를 초과할 수도 있으며(...) 어차피 핵기능이 없기 때문에 하루에 몇 초나 빠르게 가는지 측정해 볼 생각도 잘 들지는 않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핵기능도 없는게 어떻게 NASA 테스트를 통과했는지 읍읍

 

언제봐도 멋진 디자인

 

그래도 문워치를 추천하는 이유

역사성을 심하게 울궈먹는다는 점, 가격대에 비해서 살짝 싼티나게 보일 수 있다는 점, 무브먼트가 딱히 엄청난 무브먼트는 아니라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지만, 그래도 오메가에서 딱 하나의 시계만 고르라 한다면 고민 없이 문워치를 선택하는 이유는 이 시계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 때문일 것이다.

 

예쁜 시계는 많다. 비싸고 예쁜 시계도 많고, 무브먼트의 성능이 최첨단인 시계도 많다. 하지만 달에 다녀온 시계는 흔치 않다. 그 흔치 않은 것중에 가장 먼저 달에 다녀온 시계가 바로 스피드마스터다.

 

문구가 조금 바뀌었는데, 예전에는 'The First and Only watch worn on the Moon' 이었다. 

 

그리고 그걸 자랑하기 쉽도록 뒷백에 써놓았다. 작업용으로는 최고의 시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 "오빠 시계 뭐야? 예쁘네~" 했을 때 "응 이 시계는 말이야, 오메가에서 제일 유명한 시곈데 왜 유명하냐면 이게 달 탐험때 NASA에서 우주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고르고 고른 시계이기 때문이거든." 하며 썰을 풀어나가면 된다.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성을 높이지 말고 그저 말 없이 시계를 풀어 뒷백을 보여주면 된다. 물론 허세남으로 각인될 확률 100%다. 상상만 해도 재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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