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명품시계 브랜드는 기계식 시계 입문자들이 해밀턴이나 티쏘로 발을 들여놓은 다음 더 윗급으로 올라가볼까 하며 기웃거릴 때 가장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시계들이다. 일단 브랜드 인지도가 꽤 높으며, 금액도 200~300만원으로 나름 합리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가격에 그 시계를 산다고?! 호구호이어같으니!' 하는 비판을 하는 작자들도 있겠지만 '아 그럼 그 가격대에 살만한 다른 시계가 뭐 있어요?' 하면 또 입을 다물게 된다. 그렇다. 이 가격대에는 이 시계들밖에 없다.
1. 태그호이어(Tag Heuer)
1860년에 에드워드 호이어라는 양반이 스위스에서 세운 호이어라는 브랜드를 1980년 쯤 태그 그룹에서 인수하여 현재의 태그 호이어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요즘은 손흥민을 내세워서 Don't Crack Under Pressure라는 슬로건을 걸고 광고를 때리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로는 까레라, 링크, 모나코가 있으나 역시 태그호이어를 하드캐리하는 라인업은 까레라다. 이름부터가 레이싱카 모델이라 그런지 역시 자동차 경주에 많은 스폰서링을 해왔으며, 까레라 이외에도 모나코, 포뮬러1 등의 라인업을 보면 아 이 회사가 역시 크로노그래프로 대표되는 시간 측정 기술에 신경을 많이 쓰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까레라의 경우 대부분 범용 무브먼트인 7750 무브를 사용하고 있으며, 3시 방향에 날짜창이 있고 크로노그래프 다이얼이 12시, 9시 6시에 있다면 그냥 100% 아 저건 7750 무브먼트를 썼구나 하고 이해하면 된다. 7750 무브먼트를 썼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자. 범용무브라 욕하고 싶겠지만 욕하고 싶으면 IWC도 함께 까자. IWC는 심지어 훨씬 더 비싸게 판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ETA와 셀리타로 대표되는 범용무브가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다.사실, 무브먼트의 신뢰성, 안정성, 범용성, 사후 유지보수의 용이성을 놓고 본다면 어줍잖은 자사무브들보다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IWC가 욕을 먹는 이유는 단순하다. 비싸게 팔기 때문이다. 적어도 태그 호이어는 양심있는 가격을 붙여서 판다. 심지어 까레라 라인업의 경우 방수도 100M라 어지간한 물놀이에도 안전한 스펙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라인업은 링크였다. 브레이슬릿이 진짜 무슨 터미네이터 등장씬처럼 울룩불룩한 모양으로, 롤렉스의 쥬빌레, 브라이틀링의 사선 브레이슬릿과 같이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는 링크만의 아이덴티티였다. 그런데 이눔의 디자인이 해가 갈수록 플랫해지더니, 이제는 거의 윤곽만 남아있어 '아 맞다 링크 브레이슬릿이 머슬 브레이슬릿이었지...'
게다가 신형 링크의 경우 원형의 케이스에서 브레이슬릿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각을 집어넣었다. 언뜻 연관시키기 어려우나 술에 많이 취한 상태에서 보면 바쉐론 콘스탄틴의 오버시즈가 아주 언뜻 보이기도 한다. 이거이거 냄새가 좀 나지 않는가? 한 세네번 정도 또 얼굴 바꾸면 거의 오버시즈랑 똑같은 모습이 될 거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브레이슬릿은 어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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