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새로운 직장으로 옮긴 뒤 가장 먼저 지른 아이템은 애플워치 4세대였다. 원래 회사에서는 갤럭시만 썼었고 마침 연말에 갤럭시 워치(42mm)를 나눠줘서 스마트워치에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회사에서는 법인 핸드폰으로 아이폰을 고를 수 있었고, 평소 애플워치가 써보고 싶기도 했고, 당시 애플워치4가 막 출시되고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일단 지르고 봤다.
내가 고른 모델은 44MM의 블랙 알루미늄 케이스고, 셀룰러는 지원하지 않는 기본형이다. 회사에서는 항상 수트를 입는 관계로 가장 무난할 것 같은 선택이었고, 사실은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을 사고 싶었으나 애플의 빌어먹을 옵션질 때문에 가격이 백만원이 넘게 되어 절충한 선택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출혈을 조금 하더라도 스틸모델로 갈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블랙이 수트에 아주 안어울리는건 아니지만, 확실히 클래시한 멋이 없다. 수트엔 역시 반짝이는 스뎅이 어울린다.
이 블로그의 다른 포스팅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이십대 초반부터 기계식 시계를 애용해 온 기계식 시계 매니아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중력이나 혹은 태엽의 힘으로 톱니바퀴를 돌려 시간을 알려주는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하는지라, 애플워치를 쓰다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얼른 다시 중고로 팔아버릴 심산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애플워치4는 작년 한 해 동안 내 손목에 가장 오래 올라와 있었던 시계였다.
일단 편했다. 톱니바퀴고 나발이고간에 문자나 전화, 알림이 왔을 때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손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편의를 제공했다. 일단 알림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 첫 번째 편의이고, 그 자리에서 바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 편의였다. 애플워치가 지겨워져 그냥 시계를 차고 출근하는 날에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수시로 스마트폰을 확인할 정도였으니, 이 시계가 주는 가장 큰 장점이자 존재 이유가 바로 알림이라 생각한다. 이거 아니었으면 그냥 기능 많은 시계일 뿐이다.
두 번째 장점은 수면, 운동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면 기록 어플의 경우 일부 유료이긴 하지만(내가 쓰는 앱은 Autosleep이라는 앱으로, 3달러 정도 했던 것 같음) 내 건강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운동의 경우 애플워치 사용자들끼리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모티베이션을 줄 수 있다. 사실 이런 기능들의 경우 경쟁사의 스마트워치에서도 지원하는 기능이라 애플워치만의 특장점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 비교 대상은 기계식 시계들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자.
세 번째 장점은 알람이다. 나와 아내는 서로 기상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소리로 알람을 설정해 놓으면 누군가는 원치않게 잠에서 깨야 한다. 애플워치 4세대에는 딱 적당한 진동으로 알람을 설정할 수 있어서 아내 몰래 슬금슬금 출근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별거 아니지만 유부들에게는 가정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기능이다.
장점
- 예쁜 디자인
- 동그란 액정에 비해 화면이 넓어 정보량이 많음(이메일, 문자)
- 부드럽고 빠릿한 조작
- 갤럭시워치보다 훨씬 편한 줄질
- 기본 워치페이스가 예쁨
- 갤럭시워치에 비해 기본 화면에서 다양한 정보 확인 가능
- 고급진 진동 알림
정도가 될 것 같으며, 단점으로는,
- 갤럭시워치들에 비해 비싼 가격
- 비싼 악세서리 가격(유사품을 사면 되므로 패스)
- 충전 마그넷... 이거 뭐야 청진긴줄
- 여전히 낮은 앱 활용도
- 업데이트 이후 추가된 컨셉을 알 수 없는 워치페이스
- 워치페이스 폐쇄성
- 욕나오는 옵션질(에르메스 에디션? 스틸모델은 무조건 셀룰러?)
- 아이폰이 아니면 무용지물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기계식 시계는 다 팔아버렸느냐? 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올시오 이다. 가장 사용량이 많은 시계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격식을 차려야 하는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에는 기계식 시계를 차고 다닌다. 왜냐고? 기계식 시계가 불편하긴 하지만 더 멋있다. 다른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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