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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습관

타이탄의 도구들 서평 / 현대판 위인전

by cheolsoo2 2019.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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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출간된 철 지난 자기 개발서를 왜 이제 와서 들추느냐고? 명서는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법... 이랑은 상관이 없고 그냥 내가 이제야 읽었기 때문이다. 종이책으로 읽지도 않았다. 리디 셀렉트에 있길래 싼 값에 읽었다.

 

찬양하라 리디셀렉트

 

원래 자기개발서를 자주 읽은 편인데, 이유는 뭐랄까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차이점이라면 희곡, 특히 비극을 읽으면 흔히들 카타르시스라고 하는 감정의 배설을 느끼고 이내 '나는 저 정도로 불행한 삶을 살지 않아서 다행이야'라는 자기 위안을 하는데, 자기 개발서는 사실 처지는 반대지만(책이 행복하고 나는 그에 비해 불행한 경우가 많으니깐) 읽고 나면 '아, 나도 저런 방법을 쓰면 성공할 수 있겠지?' 하는 기운을 받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읽기 전보다 행복해져 있으므로 뭐, 기능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이게 육자성어일 줄이야... 귀걸코걸인줄 알았는데

 

타이탄의 도구들은 2016년 출간되고나서 2017년 아마존 통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작가는 팀 페리스라는 사람으로, 프린스턴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양반이었다. 그의 저서를 보면 2007년에 '4시간'이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면서도 하루 14시간 일하던 것보다 많이 벌 수 있다는... 참 내가 쓰면서도 이건 좀 심했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놀랍게도 미국에서는 4년 이상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라있었고, 세계적으로 21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것이 6년 뒤인 2013년인 것을 보면 당시의 출판사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작가는 소위 '성공한 사람' 200명을 조사하여 그들의 성공방법을 공유하고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성공 덕후'라고 할 만한 사람이다. 역시, 덕후들이 성공하는 사회다. 

 

아... 저 말인가요?

이 책이 다른 자기개발서들과 다른 점은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없다는 점이다. 보통의 자기개발서들은 하나의 주제를 잡아 한 권 내내 우려먹는다고 하면('글쓰기가 세상을 바꾼다' 라던가 '1분 스피치' 라던가 '미라클 모닝' 같은) 이 책은 그냥 200명이 성공하는데 주목할 만한 점이 무엇인지 대충 분류하여 나열한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했다가 뒤에서는 또 낮이든 밤이든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을 찾아라라고 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근데 그게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이다. 사실 200명의 성공 스토리를 풀어놓는데 200명이 모두 똑같은 성공 비법이 있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개인적으로은 이런 백화점식의 구성이 좋았다. 읽다 보면 나의 상황과 성격이랑은 도저히 맞지 않는 성공방법들도 있었는데, 그냥 가볍게 넘기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 읽다가 '오 이건 괜찮겠는데?' 하는 것들만 찾아서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많은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두 번째 장점은 인물이 워낙 많고 내용이 다채로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읽은 내용이 기억이 안나게끔 구성한 것은 분명 단점이라 할 수 있는데 굳이 장점이라 하는 이유는, 기억이 잘 안 나서 책을 자주 들춰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분명 뭔가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나서 들춰보다 보면 나름의 위안을 얻어 괜히 한 두 챕터를 더 읽게 되고, 역시 읽기 전보다는 기운이 북돋아진 상태로 책을 덮게 된다. 이 정도 효과를 주는 책은 많지 않다. 

 

총평

이 정도로 많은 인물들을 이렇게 성의있게 인터뷰하여 정리한 책은 없었다. 현대판 위인전집이라 할 수 있으니, 육중한 책장이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이거 하나로 퉁치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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