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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등산스틱추천 /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FLZ Z폴

by Kim Editor 2019.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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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미터 이상의 산을 올라 본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오르는 것은 사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힘들 뿐이다. 거침없이 헥헥거리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고는 이야~ 경치 좋네~ 하고 다시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고, 도저히 못 오르겠으면 잠시 쉬다 내려오면 된다. 

아따 경치 맛집이네 여기

내려오는 것은 힘이 드는 활동은 아니다. 다만 지겨울 뿐이다. 아, 하나 더 있다. 내려올 때에는 보통 기운이 빠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터벅터벅 내려오기 십상이고, 몸무게가 중력의 버프를 받아 그대로 떨어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무릎에 무리가 가기 쉽다. 그래서 내려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친 몸을 끌고 터벅터벅 생각 없이 내려오다보면 분명 무릎에 무리가 가고 부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냐고? 삼촌들이 목숨처럼 아끼는 아이템, 등산스틱이다. 

사진출처: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홈페이지 / 저 아닙니다.

 

사실 저렴한 등산스틱을 사자면 산 진입로에서 늘어놓고 파는 출처불명의 만오천원짜리 스틱을 사도 되고, 그마저도 싫다면 산을 오르다 적당한 길이의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서 들고 다니면 된다.(분명 누가 내려오면서 쓰다가 다 내려와서 버리고 간 친환경 스틱이 있다.) 산신령처럼 보이는 효과도 있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일단 무겁고, 어 음 뭐랄까... 좀 그럴 때가 있다. 나는 한 번 돈을 쓸 때에는 제대로 된 놈을 오래 쓰는 것이 돈을 아끼는 길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번에도 폭풍 검색을 진행했다. 

 

 

 

알아보니 등산스틱계의 1인자는 레키(LEKI)라는 독일 제품이었다. 어쩐지 많이 보인다 싶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인 줄 알았는데, 장비병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나라의 저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무슨 30만원 짜리 등산스틱을 공동구매하도 하신 건지 다들 레키 등산스틱을...

 

나는 그만한 돈은 없었기 때문에 레키 등산스틱은 배제하고, 둘째로 유명하다는 블랙다이아몬드 제품을 찾아봤다. 도봉산 초입에 매장이 있어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볼 수 있었는데, 제일 먼저 검토한 사항은 접었을 때 가방에 넣을 수 있느냐였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등산스틱은 3단 접이식이라 다 접었을 때에도 길이가 길어 가방에 들어가지 않았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마다 튀어나온 부분이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Z자로 접히는 스틱을 먼저 골라냈다.

 

요렇게 Z 자로 접히기 때문에 가방에 쏙 들어간다.  

 

다음은 카본이냐 알루미늄이냐였다. 로드 자전거를 타보며 카본의 가벼움과 튼튼함을 알고 있던 터라 무조건 카본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1. 비쌈 2. 휘거나 구부러짐에 파손 우려가 있어 배제했다. 실제로 몇 번 땅을 딛어보니 낭창거리는 느낌이 있어 왠지 부러질까 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은 것은 블랙다이아몬드의 디스턴스 FLZ Z폴이라는 제품이었는데, 실제로 들어 보니 카본에 비해 특별히 무겁다는 느낌은 아니어서 네고 끝에 한 쌍에 13만원을 주고 구매했다.(하나가 전시용이라 할인)

뾰로롱~ 왠지 방수가 될 것 같은 커버도 함께 준다.

쇼핑은 언제나 즐거운 법, 얼른 써보고 싶어 안달이 났으나 도봉산 초입은 그다지 어려운 길이 없어서 가방에 넣은 상태로 산을 올랐다. 400미터쯤 오르니 슬슬 신호가 오기 시작해 스틱을 꺼내 사용해봤다. 사용 후기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장점

  1. 가볍다. 오래 들고있어도 힘들다는 느낌은 없음
  2. 길이 조절이 쉽다. 손잡이 밑에 플릭락(FLICKLOCK)이라는 클립 형태의 길이 조절 장치가 있어 등산/하산 전환 시 길이 조절이 용이함
  3. 이름이 예쁨

단점

  1. 트레킹 스틱이라 그런지 조금 낭창거림. 세게 부딫히면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듦
  2. 손잡이의 스펀지가 왠지 땀을 잘 흡수할 것 같다. 맨손으로는 비추
  3. 손잡이 고리가 살짝 좁다는 느낌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13만원이 아깝지 않으냐?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Yes다.

일단 내 무릎은 13만 원보다 비싸며,

가볍고 컴팩트해서 서울 근교 산행에 아쉬움 없이 활용할 수 있으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름이 예쁘기 때문이다. 레키는 무슨... 러시아 레슬링 선수 이름 같잖아... 블랙 다이아몬드는 뭐랄까 등산하면서 왠지 '뚜둡뚜둡'이나 '붐바야'를 흥얼거릴 것 같은 느낌이다. 엉뚱한 거 가져다 붙이지 말라고? 내 맘이다 내 블로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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