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키크론 기계식 블루투스 사용기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M1 맥북이 나오자 마자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주력으로 사용하던 랩탑은 레노보의 씽크패드 X1 카본 4세대 모델이었는데, 사실 내 사용 환경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2016년에 구매한 녀석인데, 8gb 램에 256GB SSD를 장착하여 5년이 지난 지금도 버벅임이랄지 성능의 부침이랄지는 거의 느끼지 못했었다.
물론 내가 영상편집이나 게임을 하는 등 헤비한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PPT 2개와 크롬 탭 7개, 유튜브 음악을 감상하면서 사용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근데 왜 맥북에어를 구매했냐고?
지름의 명분 - 맥북 에어 M1
결혼을 했거나 연인과 함께 지내는 사람은 공감할 거다. 지름에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명분이다. 어차피 카드 할부로 결제할 거, 돈 걱정은 미래의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다만 명분이 없는 지름은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본인조차도 이 물건의 존재 이유를 의문시하다가 당근마켓으로 넘겨버리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항상 명분이 중요하다. 내가 M1 맥북에어를 구매한 명분을 들자면,
-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은데 영상 편집에는 파이널컷이라는 맥 OS 전용 프로그램이 그렇게 좋다더라.
- 어차피 아이폰+에어팟 프로+애플워치를 쓰고 있는데, 애플 생태계가 너무나 편해서 삶의 질이 나아진다드라. 사진 관리나 작업간의 전환이나 뭐 그런거...
- 맥북이 한 번 사면 오래 쓴다드라.
- 대학원생의 신분으로, 교육할인을 받아서 지르면 가격도 할인되고 에어팟도 생겨서 가성비가 끝내준다드라.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물론 디자인이나 만듦새가 훌륭한 것도 한 몫을 했으나, 디자인은 개취의 영향이므로 제외했다.
다행인 것은 짝꿍도 M1 이전 버전의 맥북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었고, 교육할인으로 정말로 가성비 좋게 구매할 수 있어서 주변 사람들의 반대는 심하지 않았다. 나는 애플 공홈에서 교육할인을 받아 M1 맥북에어 512GB 짜리+에어팟 프로를 163만원에 구매했다. 에어팟 프로는 중고나라에서 미개봉 신품이 23만원 수준에 팔리고 있으니, 맥북 에어 고급형을 140만원 정도에 구매한 샘이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한 달 사용을 기념하여 단점 위주의 포스팅을 정리하려 한다. 장점은 없냐고? 할 이야기가 많아서 어차피 분량 조절에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3부작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다음 포스팅에서 장점을, 마지막 포스팅에서는 직장인들이 메인 노트북으로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을지 다뤄볼 예정이니 놓치지 마시길!
M1 맥북 에어 단점
한 달 동안 사용해보며 느낀 단점은 크게 네 가지다. 기존에 씽크패드 X1 카본을 사용했었기 때문에 아래의 단점들은 비교 대상이 씽크패드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M1 맥북에어 단점 1. 2% 부족한 키보드
2020년 부터 출시한 맥북 시리즈에는 이전 버전의 나비식 키보드를 버리고, 종전의 가위식 키보드를 다시 도입했다. 나비식 키보드는 워낙에 말이 많았던 키보드로, 호불호가 있긴 했지만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자면 호1에 불호 98쯤 되는 키보드였다. 나비식 키보드는 기존 키보드의 매커니즘을 개선하면서 더 짧은 스트로크로 키보드를 설계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판에 더 많은 면적을 투자할 수 있었지만, 태생적인 내구성 이슈 때문에 1년을 무사히 버티기 힘든 키보드였다. 한 마디로, 실패작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2020년에 다시 가위식 키보드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많은 애플 팬보이들은 환영했고, 전문가들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M1 맥북 에어에 탑재된 키보드도 당연히 가위식으로, 애플에서는 매직 키보드라면서 백문이 불여일타라며 설레발을 치지만 사실 2015년에 사용되던 그 키보드랑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 인생이 그렇듯, 새 것이라고 항상 좋은 것도 아니고, 옛 것이라고 항상 나쁜 것도 아니다.
암튼 가위식 키보드로 돌아와서 반갑기는 한데, 이게 나비식에 비해 타이핑 느낌이 좋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거지 절대적으로 좋은 성능의 키보드냐고 묻는 다면 내 대답은 "글쎄올시다..." 다. 내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키 스트로크(트래블)가 여전히 낮다는 것인데, 씽크패드의 노트북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랩탑이고, 얇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트레블을 낮추는 것은 알겠는데, 비슷하게 얇으면서도 트래블은 희생하지 않은 씽크패드가 있잖은가? 타이핑을 할 때 조금만 더, 한 1mm만 더 눌렸으면 더할 나위가 없었겠다는 아쉬움이 남는 키보드이다.
M1 맥북 에어 단점 2. 2% 부족한 트랙패드
맥북 시리즈는 트랙패드가 굉장히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사실이다. 씽크패드의 좁은 트랙패드에서 부대끼다가 맥북으로 오면 신세계를 경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뛰어난 트랙패드다. 면적도 시원시원하니 넓고, 클릭감도 좋고 움직임도 아주 정확해서 "맥북은 트랙패드가 너무 편해서 마우스 없이 사용해도 충분하다." 라는 평가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아주아주 살짝 아쉬운, 아쉽다고 말하기도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을 굳이 찾자면, 트랙패드를 클릭했다가 커서를 옮긴 후 뗄 때의 '톡'하는 느낌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누를 때에는 술에 취하지 않은 이상 너무나도 명확하게 "똑" 하면서 누르는 클릭감을 느낄 수 있는데, 누른 상태에서 커서를 이동한 뒤에 손가락을 뗐을 때 "톡"하며 풀리는 느낌이 시원치가 않다.
제자리에서 눌렀다 뗄 때에는 반응이 명확하다. 하지만 문장의 특정 영역을 드래그하고나서 손가락을 떼면 이게 떼진 건지 아닌지 헛갈릴 때가 많다. 이렇다고 해서 뭐 사용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뭐랄까 트랙패드의 성능이 워낙에 좋다 보니 옥의 티처럼 아주 살짝 아쉬운 부분... 아니 아쉽다기 보다도 아주 살짝 속상한 기분이다. 아... 이것만 해결하면 진짜 좋았을 텐데 하는 그 속상함 말이다.
M1 맥북에어 단점 3. 2개 뿐인 USB-C 포트
이거는 뭐... 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그냥 맥북 에어 전체에 구멍이 3개다. 하나는 이어폰 구멍(이건 대체 왜 아직 살려놓았는지 모르겠다.) 나머지 두 개는 USB-C 포트이다. 둘 중에 하나를 충전하는데 쓴다면 살아 있는 포트는 1개 뿐이다. Micro SD 카드나 외장 모니터 등 외부 입출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USB 허브가 필요할 것이다. 근데 허브 자체가 가격과 품질이 천차만별이기도 하고, 일단 거추장스럽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HDMI 포트는 하나 남겨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게 포트를 줄인다고 뭐 아이폰처럼 방수가 되는 것도 아니잖아?
M1 맥북 에어 단점 4. 2% 무거운 무게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힌 M1 맥북에어의 무게는 1.29kg이다. 13.3인치의 노트북 치고 일반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LG 그램이니 씽크패드 카본이니 하는 1kg 내외의 경량 노트북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 살짝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애초에 맥북 에어가 처음 나왔을 때 슬로건이 공기처럼 가벼운 랩탑이었으니, 사람들이 맥북 프로 라인이 아닌 맥북 에어에 기대하는 요소는 '얼마나 가지고 다니기 편한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맥북 에어가 1.29kg, 맥북 프로가 1.4kg으로 프로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무게를 자랑하고 있으니, 역시나 아주 살짝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단점 위주의 사용기이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단점만 늘어놓았지만, 사실 이번 맥북은 장점이 훨씬 더 많다. 장점 사용기는 다음 포스팅에 소개할 예정이니, 유튜브는 아니지만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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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블루투스 키보드 키크론 K8 사용기 / 기계식 맥북 키보드는 어차피 이거밖에 없음
지금 이 포스팅은 맥북으로 작성하고 있다. 사실 메인으로 사용하던 레노버의 씽크패드 X1 카본 4세대가 기능적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었지만, M1 칩을 탑재한 맥북이 궁금하기도 하고, 원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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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에어 장점 사용기 / 맥북이 가성비가 좋다구우?
이전 포스팅에서 신형 M1 맥북 에어의 단점을 살펴봤다면, 오늘은 장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심산이다. 이야기했듯이 이번 맥북 에어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다. 이 말인 즉슨,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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